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방북 이틀째인 6일 오전 평양에 있는 육아원과 애육원, 양로원을 방문하고 오후 묘향산을 찾았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여사는 이날 오전 애육원과 육아원 두 곳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제안으로 양로원을 추가로 방문했다. 옥류 아동병원 방문 일정을 전날 앞당겨 진행하면서 여유가 생기자 양로원 방문을 추가한 것이다. 북측이 방문지를 갑작스레 추가한 것은 북한의 최신식 복지시설을 과시하고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센터 측은 고령인 이 여사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해 북측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가 찾은 육아원과 애육원은 작년 10월 완공 직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지 시찰한 곳이다. 육아원은 유치원 취학 전의 고아를, 애육원은 유치원 연령대의 고아를 돌보는 곳이다. 추가로 방문한 양로원은 김정은의 지시로 대동강변에 새로 건설된 곳으로 한옥식 건축물이다. 연로자들이 적당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텃밭과 온실을 갖췄으며 주변 풍광이 수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여사는 양로원을 방문한 뒤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 4시께 묘향산으로 출발했다. 전날 저녁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열린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주최 환영 만찬에는 맹경일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6명이 참석했으며 김정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여사는 묘향산호텔에서 2박을 한 뒤 8일 전세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