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31일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이날 오후 7시께 부친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서울 성북동에 있는 신 전 부회장 자택을 찾았다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은 몇 년 전부터 신동주가 후계자라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국 롯데를 모두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어쨌든 최종 경영자는 장남”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취임은 신 총괄회장의 뜻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총괄회장은 최근 1년간 본인이 전혀 모르는 내용이 보도되는 것에 격분했다”며 “동빈이 의사에 따라서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총괄회장은 ‘내가 총괄회장인데 그런 지시나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대여섯 번을 말했다”고 전했다. 또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경영권을 탈취당한 것으로 여긴다”는 말도 했다.

신 사장은 앞서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에게 “신 총괄회장은 정상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괜찮다”고 짧게 답했다. 신 총괄회장이 고령이라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롯데그룹 측 주장과 상반된 설명이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사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은 갖고 있지 않지만 롯데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비교적 신 총괄회장의 신뢰가 높은 ‘어른’ 격으로 분류된다. 신춘호 농심 회장(83)이나 신준호 푸르밀 회장(74)과 달리 큰형인 신 총괄회장과 법정싸움을 하지 않은 유일한 남동생이다.

강영연/강진규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