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저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제외한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 씨의 제삿날(음력 6월16일)이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뒤 전 가족이 모이는 첫 행사다. 가족회의 결과에 따라 롯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사에는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맏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후 3시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차남인 신 회장은 참석하지 않고 일본 도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평소 할아버지 제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지만 이번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 일정이 미뤄졌다”며 “지난 6개월 이상 대표이사 자리가 비어 있어 경영 공백이 큰 상황에서 28일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회의, 보고 등을 제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사는 서울 모처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제사를 지내던 신 전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 취재진이 몰리자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열린 가족행사로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의중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