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칼럼] 빅뱅 엑소 지드래곤 싸이 소녀시대… 진짜 필요한 홀로그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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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소녀시대(사진 = 뮤직비디오 ‘PARTY’의 한 장면)
동대문에 이어 제주도에도 케이팝 홀로그램 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국내의 팬들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해외관광객을 염두에 뒀던 조치들이다. 동대문이나 제주도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정보통신 테크놀로지의 트렌디함을 케이팝에 결합시킨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팬심에게 부합하는 마케팅 혹은 콘텐츠 전략이기도 하다. 진정한 팬이라면 그 스타의 무엇이라도 소비하려 하기 때문이다. 직접 실체를 보일 수 없으니 대체재인 시각적 영상을 공연장에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간접성의 콘텐츠들을 팬들이 얼마나 인내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여기에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성찰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영역에서 첨단기술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주체들은 케이팝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케이팝 기획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콘서트다. 기획사들은 전용관을 통해서 소속 가수들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선보이고 있다. YG와 SM은 적어도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상영을 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이미 제작한 동영상을 특정 공연장에서 빛을 활용해 만든 실물이미지의 공연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라 말하면 현재의 홀로그램 공연은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이벤트꺼리는 되겠지만 지속성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한류현상은 글로벌 미디어 확산 현상을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간접성을 바탕으로 한다. 또한 실재성이 아니라 비실재성이 기본적인 속성이다. 이러한 면은 엑소라는 아이돌그룹 이름이 외계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을 갖게 된 이유이며, 드라마 ‘별그대’에서 도민준이라는 외계인 캐릭터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예컨대, 연예기획사의 전략도 이런 비현실성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은 미디어의 간접성을 토대로 삼기 때문이다.
즉 실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청각적 콘텐츠를 미디어를 매개로 접할 뿐이다. 이 가운데 실제와 어떻게 다른지 수용자들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실제로 확인해보고 싶은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 이것이 케이팝 아이돌을 보러 한국을 찾는 이들의 심리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도 실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만들어낸 홀로그램을 본다면 어떨까. 적어도 이 대목에서 벤야민이 말하는 아우라(AURA)라는 개념은 맞아 보인다. 사람들은 적어도 진품, 실재를 보고 느끼려 한다. 복제품은 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그 진본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줄 수 없다. 홀로그램은 복제일뿐이며 진품은 다른 곳에 있다.
시각적인 자극의 차별화와는 별도로 홀로그램이 등장한 것은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고안된 것이다. 털 하나로 분신을 자유자재로 만드는 손오공이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손오공과 같이 분신술은 없지만, 그들에게는 홀로그램이 있었다. 직접 현장을 방문할 수 없으니 홀로그램 영상이라는 분식으로 커버한다.
물론 증강 현실처럼 실재와 가상의 결합이 자연스럽게 형상화되는 작품이라면, 충분한 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가상 이미지만 등장하면 곧 관심분야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연극이나 뮤지컬의 기본 토대는 공연장이어야 한다. 이는 비단 무대 공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케이팝의 경우에도 공연장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텔레프레젠스’(Telepresence)나 ‘서라운드 뷰잉’은 아우라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즉 간접성이 발달할수록 진정한 가치를 갖는 것은 바로 실존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예술수준의 콘서트가 각종 시각적 효과로 한층 수준 높은 면모를 보여줄 때 그것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공연 콘서트가 아니라 미디어콘텐츠에 해당한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의 한계성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기자 wowsports0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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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에 이어 제주도에도 케이팝 홀로그램 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국내의 팬들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해외관광객을 염두에 뒀던 조치들이다. 동대문이나 제주도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정보통신 테크놀로지의 트렌디함을 케이팝에 결합시킨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팬심에게 부합하는 마케팅 혹은 콘텐츠 전략이기도 하다. 진정한 팬이라면 그 스타의 무엇이라도 소비하려 하기 때문이다. 직접 실체를 보일 수 없으니 대체재인 시각적 영상을 공연장에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간접성의 콘텐츠들을 팬들이 얼마나 인내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여기에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성찰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영역에서 첨단기술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주체들은 케이팝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케이팝 기획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콘서트다. 기획사들은 전용관을 통해서 소속 가수들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선보이고 있다. YG와 SM은 적어도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상영을 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이미 제작한 동영상을 특정 공연장에서 빛을 활용해 만든 실물이미지의 공연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라 말하면 현재의 홀로그램 공연은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이벤트꺼리는 되겠지만 지속성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한류현상은 글로벌 미디어 확산 현상을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간접성을 바탕으로 한다. 또한 실재성이 아니라 비실재성이 기본적인 속성이다. 이러한 면은 엑소라는 아이돌그룹 이름이 외계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을 갖게 된 이유이며, 드라마 ‘별그대’에서 도민준이라는 외계인 캐릭터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예컨대, 연예기획사의 전략도 이런 비현실성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은 미디어의 간접성을 토대로 삼기 때문이다.
즉 실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청각적 콘텐츠를 미디어를 매개로 접할 뿐이다. 이 가운데 실제와 어떻게 다른지 수용자들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실제로 확인해보고 싶은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 이것이 케이팝 아이돌을 보러 한국을 찾는 이들의 심리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도 실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만들어낸 홀로그램을 본다면 어떨까. 적어도 이 대목에서 벤야민이 말하는 아우라(AURA)라는 개념은 맞아 보인다. 사람들은 적어도 진품, 실재를 보고 느끼려 한다. 복제품은 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그 진본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줄 수 없다. 홀로그램은 복제일뿐이며 진품은 다른 곳에 있다.
시각적인 자극의 차별화와는 별도로 홀로그램이 등장한 것은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고안된 것이다. 털 하나로 분신을 자유자재로 만드는 손오공이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손오공과 같이 분신술은 없지만, 그들에게는 홀로그램이 있었다. 직접 현장을 방문할 수 없으니 홀로그램 영상이라는 분식으로 커버한다.
물론 증강 현실처럼 실재와 가상의 결합이 자연스럽게 형상화되는 작품이라면, 충분한 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가상 이미지만 등장하면 곧 관심분야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연극이나 뮤지컬의 기본 토대는 공연장이어야 한다. 이는 비단 무대 공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케이팝의 경우에도 공연장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텔레프레젠스’(Telepresence)나 ‘서라운드 뷰잉’은 아우라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즉 간접성이 발달할수록 진정한 가치를 갖는 것은 바로 실존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예술수준의 콘서트가 각종 시각적 효과로 한층 수준 높은 면모를 보여줄 때 그것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공연 콘서트가 아니라 미디어콘텐츠에 해당한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의 한계성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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