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해양플랜트에 발목 잡힌 '조선 빅3'…1년반 만에 7조5000억 적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우조선해양, 3조318억원 손실 한꺼번에 반영
    삼성중공업, 1조5481억원 적자…시장 예상보다 커
    현대중공업, 7분기 연속 적자…하반기 전망도 '먹구름'
    해양플랜트에 발목 잡힌 '조선 빅3'…1년반 만에 7조5000억 적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2분기에 4조7509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그동안 발생한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한 결과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과거에) 반영하지 않은 손실이 있다면 2분기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고,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플랜트 사업의 원가를 일제히 재점검해 이를 2분기 실적에 포함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조선 빅3는 7조5000억원대의 손실을 냈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손실 커져

    대우조선은 지난해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빅3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대우조선은 당시 원가 절감과 기술개발을 통해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지만 지난 5월 정 사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다른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큰 부실을 냈는데 우리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영할 손실 규모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일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조(兆) 단위 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플랜트에 발목 잡힌 '조선 빅3'…1년반 만에 7조5000억 적자
    대우조선은 29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 ‘송가 리그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 프로젝트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공정 지연 등이 발생해 투입원가가 증가하고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사양화, 고난도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턴키(설계·시공 일괄계약)로 수주했다”며 “발주사와 건조사 모두 경험한 적이 없는 혼란을 겪다보니 건조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2011~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노르웨이 송가오프쇼어로부터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 4척을 약 2조4000억원(척당 6000억원)에 수주했지만 건조비용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에 해양플랜트 사업 손실 충당금을 5000억원 쌓았지만 1년 만에 1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 삼성중공업이 1조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손실 규모는 예상보다 5000억원 이상 커졌다. 해양플랜트 사업 수익성을 전면 재점검한 결과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양 프로젝트 경험 및 역량 부족으로 추가 공정 지연이 발생했고, 그 결과 손실 폭이 더 커졌다”며 “생산 초기 단계거나 생산 착수 전인 프로젝트에서 예상되는 모든 리스크를 도출해 반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2013년 30억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지연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매출도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우조선은 63.1%, 삼성중공업은 44.8% 감소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공사 진행 정도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해 매출 반영 수준을 낮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3조24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35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 1924억원에 이어 2분기에 171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반잠수식 시추선 등의 인도가 지연돼 추가비용이 발생했고, 해양플랜트 현장 설치비용이 예상보다 더 많이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이익 내기 어려워

    조선 빅3는 하반기 이후에는 대규모 적자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에 영업이익률이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간 수주 목표도 당초 13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도 “향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발표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임원 수를 감축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라며 “비효율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지난해 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발생 가능한 손실을 대부분 반영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적자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사업이 상선 건조에 비해 복잡하고 원가 계산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선 3사에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은 50%가 넘는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조선업계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과 해양플랜트 시장의 위축 및 손실, 현금흐름 악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하반기는 회사의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정은경 "연금개혁 적극 추진…저출산위는 인구 컨트롤타워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이 2026년 신년사에서 “연금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정 장관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기본생활 안전망 구축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미래 대비 보건복지 혁신 등 4대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의료·돌봄·주거·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통합돌봄서비스를 3월부터 본격 시행한다”며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 간병비 부담 완화를 추진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경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취지인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기도 하다. 정부는 의료 역량이 높은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간병비 급여화를 적용하는데, 2030년까지 정부 재정 약 6조5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국민연금 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모수개혁이 끝난 후 이렇다 할 구조개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정 장관은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연금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고 군복무·출산 크레딧을 강화하는 등 안전망도 촘촘히 갖추겠다”고 말했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기능을 강화한다. 정 장관은 “인구문제 전반을 다루는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명칭을 ‘인구전략위원회’로 바꾸고 저출

    2. 2

      '이럴 줄은' 부자들 분위기 확 달라졌다…한 달 새 무슨 일이 [신현보의 딥데이터]

      고환율 위기 등 여파를 중심으로 한 달 만에 상대적 고소득 및 자산 안전 층 사이에서도 경기 전망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계층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을 만큼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마저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어 '경제 한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31일 한국갤럽의 최근 경기 전망 조사에서 12월 생활 수준 상·중상의 경기 전망 순지수(낙관-비관)가 마이너스 16을 기록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월 14를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한국갤럽은 응답자의 주관적 생활 수준을 물어 경기 전망 지수 등을 발표한다.생활 수준상의 경기 낙관론(31%)은 중(30%)와 하(29%)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이다. 비관론은 47%로 계층 중 가장 높았으며, 중/하와 비교해서도 10%포인트가량 많았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할지는 더 두고봐야겠으나, 연말 환율 리스크 부상이 컸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자산, 해외자산 등 자산 보유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변동성 확대로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 연평균은 1422.1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평균 1398.39원보다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한국·미국 금리 격차가 이어지고 최근에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투자 등으로 달러 수요가 증가해 원화 가치가 급락하자 기획재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 대책을 강구했다.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최근 소비자 심리가 비상계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한 것으로

    3. 3

      SK온, 서산 배터리 3공장 증설 연기

      SK온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경영 환경 변화로 충남 서산 신규 공장 증설을 연기했다.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31일 공시를 통해 SK온 서산 3공장 관련한 지금까지의 투자 금액을 기존 1조7534억원에서 9363억9000만원으로 정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총투자 계획의 절반 정도만 집행한 것이다. SK온은 이와 함께 이날로 예정된 투자 종료일을 2026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했다. SK온은 “전기차 판매량이 정체를 보이는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서산 3공장 투자 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며 “총투자금액은 변동이 없고 시점만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SK온이 목표로 한 양산 시점도 올해 초에서 2027년 이후로 연기된다. 서산 3공장은 14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14만∼16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SK온은 서산에서 현재 1공장(1GWh)과 2공장(6GWh)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2공장은 절반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 체제로 전환해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물량이 3GWh 규모로 진행되는 등 국내 ESS 시장 확대 흐름과 맞물린 대응으로 해석된다. 3공장은 ESS가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 여부와 ESS 시장 성장세에 따라 3공장 역시 설비 일부를 ESS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SK온은 설명했다. SK온은 서산 3공장 가동 시점에 대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투자와 양산 시점을 추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우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