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국책은행 경영평가 수출입은행만 'B등급' 받아
수출입은행이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올해 경영평가에서 작년보다 한 등급 내려간 B등급을 받았다. 3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 사기를 벌였다가 적발돼 지난해 파산한 가전업체 모뉴엘에 대한 부실 여신 등이 평가에 반영된 결과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2014년 기타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B등급을 받았다. 금융위가 2007년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책은행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시행한 이후 B등급을 받은 국책은행은 수출입은행이 처음이다. 그동안 3개 국책은행은 모두 A등급 이상을 받았다. 평가 등급은 S, A, B, C, D, E 등 총 6등급으로 분류된다.

수출입은행이 B등급을 받은 것은 ‘모뉴엘 사태’ 영향이 큰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모뉴엘에 1135억원을 빌려줬다가 모뉴엘의 파산으로 상당 부분 떼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도 대출 사기를 당했지만 수출입은행은 내부 직원이 뒷돈을 받고 대출해줬다가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올 들어선 경남기업과 성동조선해양 부실까지 겹쳤다. 수출입은행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남기업에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2741억원(3차 워크아웃 당시 기준)을 대출했다. 지난 5월엔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해 수출입은행 단독으로 성동조선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임직원 성과급이 달라진다. B등급이면 은행장은 연봉의 70%, 임직원은 75%까지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