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대장암 일으키는 단백질 규명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를 억제하는 물질도 함께 발견해 향후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민도식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사진)팀은 대장암 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그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대장암 환자의 80% 이상은 APC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돌연변이는 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윈트신호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해 단백질의 일종인 베타카테닌이 축적됐을 때 발생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윈트신호전달을 활성화하는 단백질은 ‘포스포리파제D1(PLD1)’이다. PLD1이 생성되지 않게 유전자를 조작한 쥐와 대장암이 있는 쥐를 교배해 태어난 쥐의 대장암 발병률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10분의 1 이하로 나타났다. PLD1을 억제하면 종양 생성 능력이 20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PLD1을 억제하는 물질(VU0155069)도 발견했다. 이를 대장암에 걸린 쥐에게 투여하자 대장암 치료율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실험의학회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민 교수는 “대장암 발병의 핵심 단백질을 밝혀낸 것이 대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