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실적에 쏠린 눈…종목별 차별화 장세 예상
23일 국내 증시는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현대차,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삼성물산 등 굵직한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발표되는 '실적의 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실망감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애플은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내놨고, 마이크로소프트는 32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선물지수는 소폭 올랐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글로벌 연계 코스피 200선물은 전날보다 0.02% 상승한 247.65포인트로 마쳤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할 경우 2065포인트에 해당한다.

전날 코스피는 실적 우려에 2060선까지 내려왔다.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켰던 대외 변수들이 안정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2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 외에도 이미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내놓은 것도 투자자들을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날은 현대차, SK하이닉스, KB금융,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하우시스, 삼성물산,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KT&G, 제일기획, 안랩, 에스원 등 업종 대표 종목들이 일제히 2분기 성적표를 시장에 내놓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164곳의 최근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에 비해 2.43% 감소했다. 매출액도 2% 넘게 줄었다. 갈수록 상황을 안좋게 보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은 셈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대형주에 대한 전반적인 실적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며 "높았던 실적 기대감이 최근 급격히 가라앉으며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모멘텀(상승 동력) 부재로 2분기 실적 시즌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전략적 측면에서 업종과 종목에 대한 압축전략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둔화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보라는 설명.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가 부진한 양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내수주는 우상향 흐름이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인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도 내수주를 관심에 둘만하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