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가 16일 BMW레이디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조윤지가 16일 BMW레이디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샷감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하지만 우승은 하늘의 뜻인 것 같다.”

5년 만의 우승을 벼르던 ‘버디 킬러’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가 해저드에 울었다.

조윤지는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에서 열린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첫날 버디 5개, 트리플 보기 한 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그는 이날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친 티샷이 바람을 타고 해저드에 빠지면서 기세가 꺾였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까지 해저드에 빠지자 조윤지는 망연자실했다.

다섯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그는 퍼팅까지 난조를 보이며 17번홀에서만 3타를 잃고 뒷걸음질했다. 단독 선두였던 순위는 순식간에 공동 11위로 곤두박질쳤다. 그는 18번홀에서 더 이상 타수를 만회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한때 선두를 내줬던 이시온(26·안토니) 윤채영(28·한화) 박세영(19·토니모리) 정예나(27) 등 4명이 4언더파로 공동 선두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2010년 볼빅라인샌스코트여자오픈 이후로 승수를 쌓지 못했던 조윤지는 올 시즌 절정의 샷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E1채리티오픈에서 8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13개 대회에서 상위 10위권에 다섯 번 이름을 올렸다. 조윤지는 “퍼팅할 때 겨드랑이를 바짝 붙인 이후부터 감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연발하는 퍼팅 실수 등 고질적인 뒷심 부족이다. 지난달 열린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서다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주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에서도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했으나 퍼팅 실수를 연발하며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한 듯 이븐파로 다소 부진한 경기를 펼쳤다.

전인지와 함께 US여자오픈 경기를 치르고 귀국한 이정민(23·비씨카드)도 2오버파로 부진했다. US여자오픈 출전을 포기하고 국내에 남아 샷감을 다듬은 고진영(20·넵스)이 2언더파로 올 시즌 3승을 한 3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