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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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주요 증권사에서 통신업종 최선호주(톱픽)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통신업 시장에서 전송속도와 요금 경쟁을 주도하는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KT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처음 출시했을 뿐 아니라 최대 1.2Gbps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기가 LTE’ 서비스를 내놓았다. 적극적인 경영 활동과 △실적 개선 전망 △통신업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환경 △주주친화 정책 등을 고려할 때 KT가 통신업종에서 매력적인 종목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뚜렷한 실적 개선세

데이터요금제·기가LTE 주도…1분기 '깜짝 실적' 지속 예고
KT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는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추천의 가장 큰 근거다. 시장에서는 올해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KT는 올 1분기에 연결 영업이익 3209억원, 순이익 26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실적이 좋아진 배경으로는 비용 감소 효과를 거론할 수 있다. 인건비와 마케팅비는 줄고 감가상각비는 정체했다.

올 2분기 이후에도 KT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은 3430억원, 3분기 영업이익은 3582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이익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이후에도 KT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높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애초 요금제 개편과 선택 약정 요금할인 폭 확대로 ARPU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 일각의 우려에도 KT의 2·3분기 휴대폰 ARPU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마케팅 비용도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우수한 1분기 실적에도 KT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과거 2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다소 부정적이던 투자자들도 올해는 KT의 높은 이익 성장세를 인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위험 요인은 줄고, 영업환경은 개선

투자 위험 요인(리스크)도 줄었다. 사실상 ‘빅 베스(big bath·경영진 교체 등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는 끝났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KT의 ‘빅 베스’ 가능성을 지적하지만, 이제는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를 과감히 떨쳐버릴 것을 권한다. 올 1분기에 드러난 본사와 자회사 영업비용 및 영업외비용을 살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본사 및 자회사 부실을 2년에 걸쳐 대부분 비용 처리한 데 따른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T는 본사 영업외수지가 개선되고 있다. 자회사 이익 기여도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이후 KT의 일회성 비용 규모는 현재 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 연간 10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 규제 환경도 KT에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데이터 위주의 요금제 개편과 결합상품 규제 등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은 KT에 장·단기 호재로 평가된다. 경쟁사와 달리 단기적인 피해가 미미한 데다 장기적으로는 ARPU가 성장할 계기이기 때문이다. KT는 이미 순액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어 데이터 위주 요금제 출시에 따른 낙전 수입 감소 및 위약금 감소 영향이 미미하다. 또 2G 가입자가 없기 때문에 요금제 개편에 따른 음성 매출 감소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앞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규제가 강화된다고 본다면 통신사 중에선 KT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판단이다. KT는 초고속인터넷 및 IPTV의 ARPU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네트워크-단말’ 동반 성장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정부는 콘텐츠산업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방송산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동등 할인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주친화 정책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선 배당금 정상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 현재 실적 동향으로 볼 때 KT는 올해 통신 부문에서만 6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KT의 배당 의지를 간파하긴 어렵지만 대략 800~1000원 사이에서 주당 배당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 배당수익률이 3%에 달하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높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산가치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분양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부동산 가치를 감안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KT의 12개월 목표주가는 4만원을 제시한다.

김홍식 <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 pro11@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