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사내하도급 금지하라"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이런 ‘경영권 간섭’ 요구가 임·단협 교섭이 장기화되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임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오르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20만4298원 인상, 상여금 500%에서 600%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생산직 근로자 100여명의 기장(생산직 관리자·과장급) 승진도 또다시 내걸었다. 여기에 올해는 ‘일자리 안정’을 위해 부산 2공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넣었다.
르노삼성은 현재 연산 30만대 규모의 부산 1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생산량은 11만여대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80%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2공장을 짓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기본급을 11만9700원 올려 달라고 요구했고 40여시간의 파업을 벌인 끝에 6만5000원 인상으로 합의했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금속노조 공통 요구안)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부평공장 3세대 말리부, 창원공장 3세대 스파크, 군산공장 2세대 올란도 생산 등 신차 계획을 확약하라는 안건도 매년 반복하고 있다.
올해는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한 판매 시스템 개선, 사내하도급 금지와 현재 일하고 있는 사내하도급업체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화 등 회사의 경영 판단과 관련된 안건들을 추가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 조합원 총투표에서 파업 안건을 통과시켰고 1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과 6시간의 간부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는 미국 GM 본사에서 생산 거점별 임금 수준 등 경쟁력을 평가해 배정하기 때문에 임·단협에서 다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사내하도급을 전면 중단하면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올해 한국GM·현대차·기아차 노조가 위원장 선거를 예정하고 있어 임·단협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