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40억달러(약 4조5252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2007년 이후 8년 만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 부담이 증가한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파하드 알무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 청장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수입의 대부분을 원유 수출에 부과하는 세금에 의존한다. 2012년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가 최근 6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사우디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크게 늘었다.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1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입은 줄었지만 지출 부담은 더 커졌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지난 3월부터 아랍연합군을 이끌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공습하는 데 650억달러가량을 지출했다. 올해 취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공무원과 군인연금 수령자에게 320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신흥시장 전문 투자기업 애시모어의 존 스파키아나키스 걸프지역 담당 이사는 “사우디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감소해 2018~2019년께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