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장품·향수 제조업체 코티가 125억달러(약 14조1150억원)를 들여 생활용품업체 프록터&갬블(P&G)의 뷰티 브랜드를 사들인다. 캘빈클라인 향수 브랜드 등을 갖고 있는 코티는 커버걸 등 43개 P&G의 뷰티 브랜드를 거머쥐면서 단숨에 글로벌 최대 화장품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P&G는 뷰티 브랜드를 분사해 코티에 넘길 계획이다. P&G가 이번에 매각하는 브랜드의 연매출은 총 59억달러다. 2014회계연도 코티의 매출은 44억달러였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코티의 몸집이 두 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코티가 다양해진 브랜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더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P&G는 반대로 몸집을 줄여 사업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던 P&G의 ‘구원투수’로 나선 앨런 래플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8월 실적이 부진한 100여개 브랜드를 팔고 면도기와 치약, 세제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뷰티 브랜드 매각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P&G는 이미 듀라셀 배터리사업 부문을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에게 팔았다.

당초 P&G는 코티 외에 독일 헨켈과 영국·네덜란드계 유니레버 등과 동시에 M&A를 논의했다. 가격과 브랜드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 코티와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