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 지원한 청학동 기가서당의 강동균 훈장이 서울 동자동 쪽방촌 도서관과 연결된 화상전화 및 모바일 전자칠판을 이용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KT 제공
KT 가 지원한 청학동 기가서당의 강동균 훈장이 서울 동자동 쪽방촌 도서관과 연결된 화상전화 및 모바일 전자칠판을 이용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KT 제공
한국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지리산 청학동 마을이 ‘스마트 빌리지’로 재탄생한다. 모바일 원격 교육을 할 수 있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청학동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6일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일대 청학동을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로 선포했다. KT가 기가 인프라와 지역 맞춤형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적용해 지리산 해발 800m에 있는 청학동을 ‘첨단 ICT 타운’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도·농 간 문화 교류를 늘리고 농촌의 가치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ICT를 활용해 농촌경제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기가 서당’에서 원격 교육

4대째 청학동에서 사는 강동균 훈장(56)이 특수 제작된 붓펜으로 종이에 ‘林(수풀 림)’ 자를 천천히 썼다. 그러자 스마트폰과 대형 모니터에 붓펜이 그리는 한자가 그대로 나타났다. 실시간 화상 채팅으로 연결된 서울 동자동 희망나눔센터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강 훈장의 설명을 들으며 한자를 따라 썼다.

이는 KT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애니랙티브의 모바일 전자칠판 솔루션(비터치)을 적용한 결과다. 비터치는 특수 센서가 부착된 펜으로 종이에 글씨를 쓰면 그 동작을 자동으로 인식해 대형 모니터와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구현될 수 있도록 한 원격교육 솔루션이다. ‘기가 서당’에서 애니랙티브의 기술이 처음 상용화됐다. 강 훈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전통문화와 한문 등을 가르치는 화상 강연에 나설 계획이다.

◆관광가이드 된 ‘청학동 앱’

청학동의 관광 명소인 삼성궁 입구에 도착하니 스마트폰에서 ‘푸시 알람’이 떴다. 클릭하니 삼성궁의 안내 지도가 나타난다. 신시공연장 개천혈 선암정 등 주요 볼거리마다 푸시 알람으로 유래나 옛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KT는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 청학동 일대 120여곳에 200개의 비컨(블루투스 기반의 저전력 근접 무선통신 장치)을 설치했다. KT가 따로 개발한 ‘청학동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중국어 버전도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기가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11월 경기 파주 대성초등학교(기가 스쿨), 올 3월 인천 옹진군 백령도(기가 아일랜드) 등 기가 인프라로 벽오지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하동=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