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으로 폭싹 주저앉았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완화정책에도 사흘 연속 급락 마감했다.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동반 인하 카드도 증시 분위기를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 증시와 국내 증시는 그리스발(發)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1%, 2%대 급락했다.

2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9.84포인트(3.34%) 내린 4053.0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정부의 통화완화정책을 호재로 2% 넘게 급등 출발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내 상승폭을 전부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오후 들어 지수는 한 때 4000선 밑으로 주저앉기도 했지만,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해 4050선에서 하락 마감했다.

앞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6일에도 7.40% 폭락했다. 이는 2008년 6월10일(-7.73%)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주간 기준으로도 6% 넘게 떨어졌다.

중국 증시의 급락세는 높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과 추가 기업공개(IPO) 승인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과열 증시의 파열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하만으로 추가 조정 흐름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중국 통화당국의 부양카드가 거의 소진되고 있다는 점은 정책 기대감을 약화시키면서 증시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도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6.20포인트(2.88%) 하락한 2만109.9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4일(610.66포인트 ) 이후 약 1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7일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짙어졌다"며 "달러·유로화에 대한 엔화 강세와 중국기업들의 폭락도 겹치며 위험 회피 목적의 매도가 강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다음 달 5일 유로존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구제금융 종료를 앞두고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77포인트(1.42%) 하락한 2060.4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7.46인트(2.33%) 하락한 733.04로 마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