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127원대까지 급등…"달러·엔 레벨, 네고물량 등 주목"

원·달러 환율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둘러싼 공포감이 확산되며 1125원대에서 급등 마감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1원 오른 1126.0원에 출발한 후 8.4원 오른 1125.3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127.3원까지 급등하며 지난 3월 18일(종가 1129.9원)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유로그룹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조건을 거부하면서 그리스에 대한 디폴트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

그리스 정부는 내달 5일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은행 영업 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졌다.

미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은 가운데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원화 절상 압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125원대를 중심으로 급등해 거래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강화되며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며 "국민투표를 앞두고 그리스 우려감은 금융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전 연구원은 "낮아진 달러·엔 환율 레벨과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달러 매도) 출회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에서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거래 예상 범위로 1110원~1130원을 전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