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순직경찰 한명 한명 되새기며 2년간 취재한 하진형 경정
경남 양산경찰서의 하진형 정보보안과장(54·사진)은 지난해 10월 ‘꼭꼭 숨어도 머리카락은 보인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순직자를 포함해 일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활약한 경찰의 미담을 발굴한 것이다. 그는 사례를 모으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만 2년간 휴일을 반납했다.

하 과장은 “경찰의 숨겨진 인간적인 모습을 시민들이 더 알아줬으면 했다”고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순직경찰관의 사연을 취재하는 일이었다. 그는 “경찰관의 순직은 대부분 작게 다뤄지고 이내 잊혀진다”며 “가족을 잃고 얼어붙은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2004년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으로 성폭행사건 피의자를 검거하려다 흉기에 찔려 숨진 심재호 형사다. “사연 자체도 안타까웠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게 자라나는 심 형사의 아이들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뿌듯했다”고 했다.

하 과장은 “남편의 순직으로 어렵게 사는 배우자가 많고, 어떤 자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이들의 사정을 최대한 널리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