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CC에는 유난히 그린 벙커가 많다.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은 2번홀 그린. 한경DB
아일랜드CC에는 유난히 그린 벙커가 많다.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은 2번홀 그린. 한경DB
“러프가 장난이 아니네요!”

24일 열린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5 대회 연습라운드에 참가한 선수들은 긴 러프를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로 꼽았다. 티샷이나 세컨드 샷이 러프에 빠질 때마다 공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민(23·비씨카드)은 “긴 풀에 아이언 헤드가 감기거나 걸리면서 목표한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보경(29·요진건설)은 “바닷바람에 소금기가 섞여서인지 러프 풀이 찐득찐득해 헤드가 잘 빠져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B러프’라고 불리는 숲속으로 공이 들어가면 타수를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선수들은 입을 모았다. 일명 ‘귀신풀’로도 불리는 잡초의 길이가 60~80㎝에 이르기 때문이다. 신동구 코스관리팀장은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은 따로 없지만 이쪽으로 공이 들어가면 OB 이상의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그린 공략에도 애를 먹었다. 대다수 그린이 2단이나 3단 또는 구겨진 종이처럼 언듈레이션이 심한 탓이다. 고진영(20·넵스)은 “그린에 미세한 잔주름이 많아 퍼팅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연습라운드에서 가급적 많은 그린 정보를 야디지북에 적어넣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복병은 그린 주변 벙커. 실수한 샷이 떨어질 만한 위치에는 어김없이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아일랜드CC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정희원(24·파인테크닉스)은 “그린 옆 벙커에 볼이 빠지면 박혀버리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벙커를 피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풀면 타수가 그다지 박하게 나오지는 않는다는 게 대회 운영을 맡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측 설명이다. 협회 경기운영팀 관계자는 “러프와 벙커가 어려운 대신 페어웨이를 넓게 하고 코스 전장을 140야드가량 짧게 만들어놔 이글과 버디가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우승자의 타수는 10언더파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