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꽃실적' 종목은…정제마진 개선에 기지개 정유·화학주, 메르스 이겨낼 화장품·바이오주
2분기도 1주일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2분기 실적 우등생으로 쏠리고 있다.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는 화학·정유업종과 제약·바이오, 화장품, 증권업 등이 꼽힌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업종은 2분기 말이 다가올수록 꾸준히 예상 영업이익 평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적 우등생을 찾아라

실적 개선 기대가 큰 대표 업종은 정유·화학주다. 정유주의 경우 저유가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늘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현재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는 3012억원으로 2분기 초 예상 때보다 61.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2.34% 상승한 4489억원이다. 현대중공업도 자회사로 둔 현대오일뱅크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9.86% 올라간 753억원으로 점쳐졌다. 화학주도 저유가 효과로 예상 실적이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한유화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47.05% 상승한 566억원,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2.79% 늘어난 3145억원이다.

올 2분기 증시가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을 돌파하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한 데 힘입어 증권주도 실적개선주 후보로 꼽힌다. 키움증권(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436억원, 2분기 초 대비 상승률 40.56%)과 대우증권(1059억원, 37.99%), 한국금융지주(1072억원, 34.09%) 등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모두 상승했다.

최근 중국 관광객(요우커) 방문 감소 우려가 있지만 화장품주는 여전히 ‘믿고 가는 실적개선주’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최근 석 달 동안 20.82% 높아진 22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희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은 과거 연간 실적을 올 상반기에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여전히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 다른 2분기 실적

제약·바이오주는 동일 업종 내에서도 2분기 실적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여파로 2분기에 병원 내원객이 감소하면서 제약주 실적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논란에도 제약·바이오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기술 수출 기대 등이 있다. 주가 차별화 요인이 있는 제약·바이오주는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약업종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32억원으로 2분기 초 예상치보다 94.13% 급등했다. 이미 실적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2분기에만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깜짝 실적 수준일 경우에는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보톡스·필러 업체인 메디톡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2분기 초보다 17.08% 올라간 127억원에 달했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에 2분기 실적 기대주가 다수 포진하고 있다”며 “한미약품을 비롯해 수두백신 및 독감백신 입찰 효과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녹십자, 메르스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가 늘어난 유한킴벌리 지분 30%를 들고 있는 유한양행이 기대주”라고 말했다.

◆실적에 먹구름 낀 종목은

조선주와 일부 모바일게임주, 자동차 관련주 등은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고통스러울 업종으로 꼽힌다. 저유가에 따른 수주 감소로 실적 기대가 낮아진 조선주 대부분은 실적 예상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석 달도 안돼 반토막(-53.9%)난 565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2분기 초에 비해 25.71% 떨어진 786억원이다.

게임빌, 선데이토즈 등 모바일게임주의 2분기 예상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분기 중 대규모 흥행을 기록한 신작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종은 엔저 여파로 실적 우려가 일어난 종목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분기 초에 비해 9.42% 떨어진 1조9355억원, 기아차는 5.13% 낮아진 6930억원이다. 이 여파로 만도,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부품주도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