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공산품 시장서 '뒷걸음'
한국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중국 내수용 공산품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중국의 내수용 공산품 수입 시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국 내수용 공산품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1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3년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는 0.6%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이 내수용으로 수입하는 공산품 중 중국 현지 생산이 많은 자동차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다. 한국의 점유율 순위는 3위로 2013년과 같았다.

중국 내수용 공산품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의 점유율도 2013년 14.5%에서 지난해 13.9%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점유율 2위인 독일은 2013년 12.8%에서 지난해 13.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만과 영국의 점유율도 각각 0.7%포인트, 0.3%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 대도시인 상하이와 저장성 등지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 2013년 상하이 내수 공산품 시장에서 4위였지만 지난해 6위로 떨어졌고 저장성에서도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중서부 내륙의 12개 성 가운데 5개 성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다만 난징이 있는 장쑤성과 칭다오가 있는 산둥성, 톈진성 등에선 1위를 유지했고 중부의 허난성(11위→5위), 티베트(12위→5위) 등에선 약진했다.

내수용과 수출용을 합한 전체 공산품 수입 시장에선 한국이 지난해 14.4%의 점유율로 일본(12.2%)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여전히 한국이 중국에 석유화학제품 같은 중간재를 많이 수출해서다. 농수산물을 포함한 전체 중국 수입 시장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10.1%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장상식 무협 연구위원은 “중국이 내수용으로 쓰기 위해 수입하는 공산품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이 수출을 늘리려면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