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전시된 친환경 자동차를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전시된 친환경 자동차를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12일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각각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정 회장은 “중국에서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및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구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 혁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초청으로 방한 중인 장 위원장은 이날 오전 왕천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및 추궈훙 주한중국대사 등 40여명의 중국 정부 인사들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장 위원장을 직접 맞은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중국에서 3위의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며 “한·중 경제협력의 대표 기업으로 양국의 경제 및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중국에서 추진 중인 신공장과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및 판매 확대를 통해 중국 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양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베이징에 있는 대부분의 택시가 베이징현대 차량일 정도로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개발 등 중국 사업을 강화해 한·중 양국 경제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특히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현황 및 친환경 기술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그룹 사옥에 전시돼 있는 K7 하이브리드, 쏘울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둘러보고 투싼 연료전지 시스템을 비롯한 친환경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더불어 올 하반기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인 신형 투싼(중국명 ix35)도 유심히 살펴봤다.

정 회장이 직접 장 위원장을 안내했다. 현대차 정의선, 양웅철, 신종운, 김용환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설영흥 현대차 고문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는 이날 장 위원장 방문을 기념해 사옥 1층 벽에 붉은색 시트지를 바르고 레드 카펫을 깔았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과 옌청, 쓰촨 지역의 총 7개 완성차 공장을 통해 중국 내에서 연간 19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8년까지 연간 270만대로 확대하는 증설작업을 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왼쪽 첫 번째)과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두 번째)이 12일 서울 LG전자 서초R&D 캠퍼스에서 77인치 울트라 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왼쪽 첫 번째)과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두 번째)이 12일 서울 LG전자 서초R&D 캠퍼스에서 77인치 울트라 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장 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구 부회장,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등을 만났다. 장 위원장은 구 부회장 등과 함께 77인치 울트라 OLED TV, 스마트폰 G4 등 LG전자 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혁신은 LG전자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아주 큰 시장이니 좋은 제품을 계속 선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구 부회장은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 혁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화답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도 만나 문화산업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CJ의 꿈은 중국이 개척하는 일대일로에 동행하면서 한국과 중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고 이를 통해 이해와 우호를 증진시키는 글로벌 문화 메신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13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장 위원장은 당초 이날 경기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상황을 고려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동/정지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