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모바일 기기] 박현진 KT 무선사업 담당 상무 "특허 낸 '데이터 밀당'서비스, 사내 아이디어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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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까지 낸 ‘데이터 밀당’ 서비스도 사내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요.”
지난달 9일 국내 최초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통신업계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온 KT에서 관련 실무를 총괄해온 박현진 무선사업 담당 상무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 밀당은 월별로 주어진 기본 데이터 중 일부를 이월하거나 미리 앞당겨 쓸 수 있는 서비스다. KT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뒤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요금제를 잇따라 내놨지만 이 서비스만큼은 모방하지 못했다.
박 상무는 “사내에서 데이터 밀당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건 1년6개월 전”이라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도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항상 1등을 했다”고 소개했다. 박 상무는 “심지어 데이터를 더 받는 것보다도 스스로 양을 조절해 쓰겠다는 고객의 욕구가 더 큰 것으로 나왔다”며 “특허까지 출원한 데다 관련된 전산 시스템 개발도 생각보다 쉽지 않아 처음부터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데이터 요금제의 핵심인 음성 통화 무제한 제공 서비스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건 약 6개월 전. 코드명 ‘D’로 명명된 극비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사내에서 이를 아는 사람도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극소수에 불과했다. 준비 작업은 4월 중순께 모두 끝났다. 남은 건 과연 경쟁사보다 앞서 치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사 결정이었다. 보수적인 조직 문화가 강했던 KT에서 선도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따른 부담감은 의외로 컸다.
박 상무는 “타사에서 더 좋은 서비스로 따라올 수 있는 데다 만약 고객의 호응이 없다면 자칫 시장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따지지 말고 과감하게 가자’고 결단을 내려준 황 회장 덕분에 KT가 첫 출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상무는 이후 구글에서 나온 ‘파이 프로젝트’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구글은 지난 4월 음성 통화와 문자 무제한 서비스에 월 20달러(2만2400원), 데이터는 1GB당 10달러(1만1200원)를 책정했다. 박 상무는 “구글 파이 프로젝트 출시를 다룬 기사의 댓글을 보니 ‘왜 한국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안 나오느냐’는 식의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었다”면서 “KT 요금제가 파이 프로젝트보다 유리한 조건인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올해는 가입자당 매출(ARPU)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우량 가입자 유치, 데이터 사용량 증가 등의 효과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상무는 “기가 인터넷, 무료 와이파이 등 데이터 서비스에서는 KT가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라고 자부한다”며 “데이터 요금제 전환으로 우량 가입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ARPU도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지난달 9일 국내 최초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통신업계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온 KT에서 관련 실무를 총괄해온 박현진 무선사업 담당 상무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 밀당은 월별로 주어진 기본 데이터 중 일부를 이월하거나 미리 앞당겨 쓸 수 있는 서비스다. KT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뒤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요금제를 잇따라 내놨지만 이 서비스만큼은 모방하지 못했다.
박 상무는 “사내에서 데이터 밀당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건 1년6개월 전”이라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도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항상 1등을 했다”고 소개했다. 박 상무는 “심지어 데이터를 더 받는 것보다도 스스로 양을 조절해 쓰겠다는 고객의 욕구가 더 큰 것으로 나왔다”며 “특허까지 출원한 데다 관련된 전산 시스템 개발도 생각보다 쉽지 않아 처음부터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데이터 요금제의 핵심인 음성 통화 무제한 제공 서비스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건 약 6개월 전. 코드명 ‘D’로 명명된 극비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사내에서 이를 아는 사람도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극소수에 불과했다. 준비 작업은 4월 중순께 모두 끝났다. 남은 건 과연 경쟁사보다 앞서 치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사 결정이었다. 보수적인 조직 문화가 강했던 KT에서 선도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따른 부담감은 의외로 컸다.
박 상무는 “타사에서 더 좋은 서비스로 따라올 수 있는 데다 만약 고객의 호응이 없다면 자칫 시장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따지지 말고 과감하게 가자’고 결단을 내려준 황 회장 덕분에 KT가 첫 출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상무는 이후 구글에서 나온 ‘파이 프로젝트’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구글은 지난 4월 음성 통화와 문자 무제한 서비스에 월 20달러(2만2400원), 데이터는 1GB당 10달러(1만1200원)를 책정했다. 박 상무는 “구글 파이 프로젝트 출시를 다룬 기사의 댓글을 보니 ‘왜 한국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안 나오느냐’는 식의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었다”면서 “KT 요금제가 파이 프로젝트보다 유리한 조건인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올해는 가입자당 매출(ARPU)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우량 가입자 유치, 데이터 사용량 증가 등의 효과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상무는 “기가 인터넷, 무료 와이파이 등 데이터 서비스에서는 KT가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라고 자부한다”며 “데이터 요금제 전환으로 우량 가입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ARPU도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