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홀딩AG가 9일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지분율 21.5%)다.

쉰들러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4년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영업 현금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가정하면 현금 잔액은 부채를 상환한 뒤에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시된 유상증자 목적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자금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핵심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명목으로 총 2775억원(1차 발행가 기준)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11년 이후 다섯 번째 유상증자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상하이 제2공장 설립 비용 등에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쉰들러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는 계획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쉰들러가 증자 참여를 포기함에 따라 여기서 나오는 실권주를 누가 인수할지가 관심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