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0일 만에 처음으로 10대 환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메르스 감염 환자는 20대 이상 성인이었다. 청소년과 어린이가 메르스에 특별히 강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8일 서울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로 감염이 확인된 17명 가운데 16세 환자(67번 환자)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거쳐 뇌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 경기 남양주시에 살면서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입원한 상태라 보건당국에 의해 격리 관찰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10대 메르스 환자는 지난 1일 이후 고열이 잦아들 정도로 증상이 가볍다”고 전했다.

첫 10대 환자가 나오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메르스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가 나왔다. 지난해 9월 국제 학술지 ‘소아 전염병 저널’에 지아드 메미시 사우디아라비아 알파이잘대 의대 교수 등이 실은 논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16세 이하 어린이는 11명(지난해 4월 기준)이었다.

고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 환자는 두 명이었다. 두 명 중 두 살짜리 남자아이는 사망했다. 논문은 “메르스 감염이 어른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중증 질환이 있는 어린이에게 심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감염이 두려워 고열 등 중증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