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하는 공식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에 비밀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군축·비확산 조약 이행’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은 (영변 이외에) 북한의 추가 미신고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분명한 개연성(clear likelihood)’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미국당국이 북한의 추가 핵시설 운영과 관련한 정보적인 판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북한이 유엔에 신고하지 않은 핵시설을 갖고 있다면 평안북도 영변 원자로에 초점을 맞춰온 유엔의 북한 핵 제재 프로그램과 6자회담 등 대북 핵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이라며 “비밀 시설에서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3년 영변 5㎿급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함으로써 플루토늄 생산과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지난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실험 등 활동을 벌여왔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