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의료진을 포함한 5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환자수가 3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한국인이 메르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언스는 현지시간으로 2일 도쿄발 기사에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이 기존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의학계의 통념을 깨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2012년 메르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뒤 많은 나라에서 외부유입을 통한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여러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전파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감염자 수로도 아라비아 반도 밖에서는 최대치"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메르스가 사람간에 쉽게 감염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는 것이다.
독일 본대학교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는 "확진 판정이 늦어지면서 차단 등 예방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에 메르스가 확산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례를 보면 병원 입원 직후 증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바이러스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메르스 자문을 맡고 있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최초의 환자가 이미 다른 계열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거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보다 메르스에 취약한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각국 메르스 실험실과 표본을 공유하기로 했다"며 "유전체 염기 서열을 분석해야 메르스 바이러스에 일어난 최근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3일 "당초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에 표본을 보내는 것을 검토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표본을 보내기로 변경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