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대내외 겹악재' 불안한 증시…코스피, 추가 조정 예상
2일 국내 증시는 추가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와 대내적으로는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부담이될 전망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제조업과 건설 경기 호조 소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5월 공장생산활동지수와 4월 건설지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상승재료가 됐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부각되며 2100선으로 밀려 하락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715.73으로 거래를 마쳐 연고점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이는 2008년 1월4일(719.25)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둬야한다며 이날 국내 증시의 추가 조정을 예상했다.

그리스 이슈는 국내 증시에서 지속적으로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리스 이슈에 대한 시장의 태도는 더욱 방어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준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으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리스 이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둔화 우려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출액은 올 들어 5개월 연속 줄어들었으며, 감소폭도 매월 커지고 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23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9% 줄었다. 수출액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특히 최근 원화 대비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국내 증시와 수출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 주도 경제를 유지하고 있어 엔화 대비 원화 강세는 수출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일본 증시의 강세는 이어지겠지만 한국 증시와 수출 기업 주가는 하락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메르스 확산 비상등이 주식시장에도 켜졌다. 이날 현재까지 국내에서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명이 발생했으며, 환자수는 전날보다 6명 늘어 25명이 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메르스 환자수 확대 속에 화장품 여행 면세점 등 내수주 하락세가 더해지면서 코스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 시기를 이용해 실적 개선 종목의 저가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에너지 무역 소비자서비스 내구소비재 조선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등에서 2~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며 "조정 시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