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일 오전 5시17분

[마켓인사이트] 필기업체 모나미, 증여 '필살기'
문구업체 모나미의 오너가 유상증자 신주를 할인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증서를 손주들에게 증여했다. 주식과 달리 시가가 명확하지 않은 권리를 증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넘기는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송삼석 모나미 회장은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16만7415주를 지난 19일 손주 송지영 씨 등 3명에게 증여했다. 송 회장의 부인 최명숙 씨도 신주인수권 27만7165주를 아들인 송하윤 부사장과 손주에게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기존 주주였던 송 부사장은 주식을 9만2388주 추가로 늘리게 됐다. 지영씨(5만5805주), 재화씨(14만8194주), 근화씨(9만2388주) 등 3세는 새로이 모나미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이들이 증여받은 신주인수권의 행사가격은 2445원으로 청약일인 지난달 28일 주가 3675원에 비해 33%가량 싸다. 모나미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증자를 하면서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데다 그동안 주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신주인수권을 증여받은 덕분에 지분 인수에 드는 비용을 5억4000만원가량 아끼는 효과를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주식 대신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증여하면 기업 승계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한 세무법인 세무사는 “직계 존비속 간 주식을 증여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에 할증한 가격을 적용하지만 신주인수권은 관련 할증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증여한 권리의 가격이 적정했는지는 과세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