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월드 IT쇼] 전기차 무선 충전·'초고화질 촬영' 드론…IT의 무한 진화
닛산의 전기자동차 ‘리프’를 1m 정도 후진해 직사각형 모양의 검은색 베이스패드 위에 주차했다. 차 안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하자 위치조절 안내 표시가 떴다. 전기차가 정확한 위치에 서자 곧바로 충전이 시작됐다. 차에서 스마트폰으로 충전을 끝낼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월드IT쇼 2015’에서는 전기차, 스마트폰 무선충전부터 다양한 크기의 3차원(3D)프린터까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충전

미국 반도체설계업체 퀄컴이 선보인 ‘헤일로’는 베이스패드에 있는 무선충전기에서 전기차에 있는 리시버로 전력을 보내 충전하는 방식이다. 기요타카 가와시마 퀄컴 선임연구원은 “기존 플러그인 방식 대신 자기유도를 통해 무선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두 개의 충전판과 충전기가 마주 보면 자기력선이 형성돼 충전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6.6㎾를 충전하는 데 4시간이 걸리고 한 번 충전하면 약 180㎞까지 달릴 수 있다.

헤일로는 2017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차고에서 충전하는 방법부터 고속도로 한 차선에 베이스패드를 깔아 달리면서 충전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상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요타카 선임연구원은 “퀄컴이 만물인터넷(IoE)시대를 맞아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칩셋을 제공하고, 모바일무선충전 기술을 전기차 충전에 적용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하는 무흠마드 벌랄 연구원은 휴대폰 무선자동충전기를 만드는 ‘스네일스타’의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휴대폰 전 기종에 패치를 붙여서 충전기와 접촉하는 방식이다. 2012년에도 월드IT쇼를 찾았다는 벌랄 연구원은 “표면끼리 접촉하지 않고 다양한 소스와 리시버로 무선 충전하는 기술에 대해 참가업체들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크기의 3D프린터

조립식 3D프린터를 개발한 아나츠는 다양한 크기의 3D프린터와 4개의 3D프린터를 이어 붙인 ‘프린팅 팜(farm)’ 시제품을 선보였다. 프린팅 팜은 도시형 수직농사법(버티컬 파밍)을 응용해 만든 조립식 3D프린터다. 직사각형(가로 985×세로 480×높이 600㎝)의 프레임에 독립 프린터 4개까지 넣을 수 있다.

이동엽 아나츠 대표는 “3D프린터 4개를 수평으로 나란히 이어붙인 시제품을 수직으로 4개층을 쌓으면 16대의 프린터를 냉장고 정도의 공간에서 운영할 수 있다”며 “대량생산을 위한 상업용 3D프린터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압출기 노즐부 헤드부 등 각 모듈의 탈착이 가능해 유지·보수 비용이 적고, 신기술을 적용하기도 쉬운 게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국 업체인 3D시스템스는 메탈3D프린팅을 선보였다. 3D시스템스 제품의 한국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기술의 3D솔루션사업부 이중호 과장은 “티타늄, 크롬코발트 등의 소재부품도 3D프린터로 만들게 되면서 자동차에서 의료로 적용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며 “청보 등 국내 업체들과 협력해 강화필름 부착, 용사코팅(미세 파우더를 녹여서 분사하는 방식) 등 소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드론(무인항공기) 제조업체인 중국 DJI의 신제품 ‘팬텀3’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출시된 팬텀3는 초고화질(4K U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제품으로 가격은 150만원대다. 기존 제품(인스파이어1)의 3분의 1 정도 가격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