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업 파트너와 만난 술자리에서 ‘슬라맛 미눔(selamat minum·한 잔 하시지요)’이라고 건배사를 했더니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한국외국어대 마인어과 04학번으로 2011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정재원 대리(33·사진)는 지난 22일 기자와 만나 “대학 때 전공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마인어)가 사업 네트워크 형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사부문에 입사해 현재 생활산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야자나무 일종인 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인 팜 오일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확보해 한국·중국·인도·아프리카 등에 판매하는 일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현지 팜 공장의 운영 관리도 돕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련 지식은 입사할 때도 도움이 됐다. 그는 “3학년 여름방학 때 삼성 인턴십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마케팅’을 주제로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학에서 배운 인도네시아의 문화·경제에 대한 지식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턴십 직후 정 대리는 4학년 1학기에 일찌감치 삼성에 채용됐다.

그는 “입사 초기 8개월간 인도네시아 현지 농장에 파견됐을 때 통역사 없이 갔다”며 “직접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다 보니 인도네시아어 구사 실력도 늘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남들이 잘 안 하는 언어를 공부해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해 투자 기회가 많고, 그만큼 여러 기업이 진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