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출수록 시선집중…긴 소매 수영복 래시가드, 여름 바다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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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Style
수상스포츠 의류서 휴양지 패션으로
자외선 차단하고 몸매는 더 부각…온라인몰 매출 1년새 530% 급증
휠라·헤드, 물량 공급 대폭 확대…아웃도어 업체도 상품 출시 '가세'
가족여행 겨냥 '패밀리 룩' 내놔
수상스포츠 의류서 휴양지 패션으로
자외선 차단하고 몸매는 더 부각…온라인몰 매출 1년새 530% 급증
휠라·헤드, 물량 공급 대폭 확대…아웃도어 업체도 상품 출시 '가세'
가족여행 겨냥 '패밀리 룩' 내놔
올여름 휴양지 패션을 이 옷이 점령할 기세다. 바로 긴 소매 수영복, 래시가드(rash guard) 얘기다. 래시가드는 서핑,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수상스포츠를 즐길 때 입는 기능성 의류다. 팔이나 목 아래쪽이 노출되지 않아 발진, 찰과상, 화상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몇 년 새 래시가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고, 지난해 여름부터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에 불이 붙었다. 롯데닷컴이 이달 4~18일 수영복 매출을 분석한 결과 래시가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0% 뛰었다. 같은 기간 비키니 매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허보현 롯데닷컴 상품기획자(MD)는 “래시가드 구매자의 43%는 25~29세 여성”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감한 노출보다는 몸에 밀착돼 ‘은근한 섹시미’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회사들의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주요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올여름 래시가드 생산량을 대폭 늘렸고,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가세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퀵실버 록시 식스나인슬램 배럴 헤드 휠라 등은 래시가드 물량을 지난해보다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열 배까지 확대했다. 1990~2000년대 큰 인기를 누리다 시들해졌던 퀵실버는 래시가드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작년 여름 95% 이상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자 올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배럴도 작년 여름 ‘민효린 래시가드’로 특수를 누린 데 힘입어 올해는 래시가드 물량을 열 배로 늘리기로 했다.
아웃도어업계에서도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 올해 래시가드를 처음 출시했고 네파 아이더 살로몬 파타고니아 밀레 엠리밋 등도 기능성을 강조한 신상품을 내놨다. 남성용과 함께 ‘패밀리 룩’을 입는 가족 단위 휴양객을 겨냥해 어린이용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태평양을 건너고 대서양을 지나 국내에 상륙한 래시가드가 왜 이렇게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걸까. 전문가들은 5년 전만 해도 극소수였던 서핑 인구가 2만명대로 급증하는 등 수상스포츠가 빠르게 대중화되는 점을 꼽는다. 김신규 휠라 홍보전략팀장은 “패션업계 화두로 떠오른 스포티즘(sportism)이 워터 스포츠 룩에도 반영됐고, 실내 워터파크나 해외 여행지에서 계절에 관계없이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래시가드의 실용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영복 트렌드가 과감한 노출 대신 활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최용준 배럴 총괄팀장은 “래시가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잘 맞고 신체에 밀착돼 몸매를 섹시하게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비키니를 꺼리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전문가용 의류로 분류되는 래시가드가 국내에서 유난스러울 정도로 떠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래시가드의 돌풍이 과거 고어텍스 아웃도어의 ‘이상 열기’를 연상시킨다고 말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의류회사도 소비자도 이 여름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래시가드 열풍을 일단은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몇 년 새 래시가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고, 지난해 여름부터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에 불이 붙었다. 롯데닷컴이 이달 4~18일 수영복 매출을 분석한 결과 래시가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0% 뛰었다. 같은 기간 비키니 매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허보현 롯데닷컴 상품기획자(MD)는 “래시가드 구매자의 43%는 25~29세 여성”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감한 노출보다는 몸에 밀착돼 ‘은근한 섹시미’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회사들의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주요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올여름 래시가드 생산량을 대폭 늘렸고,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가세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퀵실버 록시 식스나인슬램 배럴 헤드 휠라 등은 래시가드 물량을 지난해보다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열 배까지 확대했다. 1990~2000년대 큰 인기를 누리다 시들해졌던 퀵실버는 래시가드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작년 여름 95% 이상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자 올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배럴도 작년 여름 ‘민효린 래시가드’로 특수를 누린 데 힘입어 올해는 래시가드 물량을 열 배로 늘리기로 했다.
아웃도어업계에서도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 올해 래시가드를 처음 출시했고 네파 아이더 살로몬 파타고니아 밀레 엠리밋 등도 기능성을 강조한 신상품을 내놨다. 남성용과 함께 ‘패밀리 룩’을 입는 가족 단위 휴양객을 겨냥해 어린이용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태평양을 건너고 대서양을 지나 국내에 상륙한 래시가드가 왜 이렇게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걸까. 전문가들은 5년 전만 해도 극소수였던 서핑 인구가 2만명대로 급증하는 등 수상스포츠가 빠르게 대중화되는 점을 꼽는다. 김신규 휠라 홍보전략팀장은 “패션업계 화두로 떠오른 스포티즘(sportism)이 워터 스포츠 룩에도 반영됐고, 실내 워터파크나 해외 여행지에서 계절에 관계없이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래시가드의 실용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영복 트렌드가 과감한 노출 대신 활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최용준 배럴 총괄팀장은 “래시가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잘 맞고 신체에 밀착돼 몸매를 섹시하게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비키니를 꺼리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전문가용 의류로 분류되는 래시가드가 국내에서 유난스러울 정도로 떠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래시가드의 돌풍이 과거 고어텍스 아웃도어의 ‘이상 열기’를 연상시킨다고 말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의류회사도 소비자도 이 여름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래시가드 열풍을 일단은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