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스’라고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에 감염된 국내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첫 감염자 A씨(68)와 그를 간병하던 부인(63)에 이어 같은 병실을 썼던 B씨(76)도 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전염병으로 중동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A씨를 통해 국내에 전파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날 감염이 확인된 B씨는 A씨가 입원했던 병원의 2인실을 5시간 함께 사용했던 환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원했던 2인실의 병상 간격이 2m 이내로 재채기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에서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주변 환자의 2차 감염 자료가 많이 보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외에도 세 가지의 질환을 추가로 갖고 있어 의료진이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고 있고, B씨는 발열 외에 기침이나 호흡곤란은 없는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3명의 확진 환자와 접촉한 가족과 A씨가 방문한 3개 병원 의료진 등 64명을 전원 격리조치했다. 보건당국은 최대잠복기인 14일 동안 모니터링해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우주 교수는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격리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문제인데, 아직 4년이 안된 신종 바이러스라 완벽하게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비말 전파(기침이나 대화 시 발생하는 자잘한 방울로 전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