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채권시장, 미국 Fed 아닌 중국 경제상황에 달렸다"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 중앙은행(Fed)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의 경제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사진)은 17일(현지시간) ‘재닛 옐런이 중국에 앞자리를 내줬다(Janet Yellen takes a back seat to china)’는 제목의 칼럼에서 “점점 더 많은 채권시장 투자자가 Fed의 움직임보다 중국의 경제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발행액이나 외환보유액 규모, 교역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채권시장에서 중국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월 옐런 Fed 의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특정 대외변수가 미 경제와 채권시장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으며 중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옐런 의장도 자신의 역할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자료를 인용, 중국 경제의 앞날을 △연착륙 △경착륙 △극적 반등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6%에서 2020년 5.5%로 서서히 가라앉는(연착륙) 경우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 가능성을 55%로 봤다. 이 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으려 내수를 부양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연 2.2%에서 내년 말 연 2.9% 정도로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경착륙 가능성은 30%로 예상했다. 이 경우 채권시장으로 다시 자금이 몰리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년에 다시 연 1.7%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퍼드는 가능성(15%)은 작지만 중국 경제가 연 8%대 성장을 회복하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20년 연 4.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