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호 MKI 대표 "대기업 사표 내고 몽골행…레미콘 1위 기업 키웠죠"
“국내 사양업종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최첨단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남들이 가기 꺼리는 곳에 주목하세요.”

양윤호 MKI 대표(48·사진)는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역(逆)발상’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MKI는 2007년부터 8년 연속 ‘몽골 100대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현지 레미콘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창업의 모범 사례로 든 것이 바로 양 대표다.

양 대표는 사람들이 흔히 미국 중국 등에 주목하지만, 오히려 개도국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탄처럼 국내에서는 거의 안 쓰게 된 제품도 현지에선 인기 있는 상품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큰 국가와 달리 대기업과 경쟁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양 대표는 2001년 창업했다. 쌍용그룹 건설사업부문에서 일하던 그는 몽골에 여행을 갔다가 사업하기로 결심했다. 잠재력은 컸지만 현지에 레미콘업체는 전무했다. 사표를 내고 총 70만달러를 빌려 사업에 뛰어들었다.

MKI는 200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건설 붐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매년 매출 1000만달러, 영업이익 100만달러 이상을 올리고 있다.

해외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양 대표는 “창업할 국가에 1년 이상 체류하면서 현지인들의 문화와 소비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