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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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국내에 들어선 지 6개월 만에 거래 규모가 세 배 이상 증가할 만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원·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운영을 맡고 있는 남광혁 교통은행 서울지점 대표(58·사진)는 13일 “한·중 기업 간 무역 규모가 늘어날수록 원·위안화 직거래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를 통해 그해 12월1일 만들어졌다. 이전까지는 국내 은행이 기업에 위안화를 공급하려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산 뒤 홍콩 외환시장 등에서 위안화로 바꾸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환전수수료를 이중 부담해야 했지만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서 이런 문제가 해소됐다. 청산결제은행은 은행 간 외화거래에 대한 사후정산을 맡는 역할로 교통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남 대표는 “예전에는 한국 은행들이 홍콩에 있는 청산결제은행을 이용했는데 그 역할을 교통은행이 맡으면서 거래가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며 “원·위안화 직거래 규모는 지난해 말 하루 8억50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하루 30억달러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통은행은 원·위안화 간 적정 시장환율 형성을 위해 이자를 받지 않고 하루 평균 1조원 규모의 위안화를 한국 은행들에 빌려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교통은행이 한국 은행에 공급한 규모가 약 50조원(3000억위안)에 달한다고 전했다.

남 대표는 원·위안화 청산결제시스템의 안정성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의 부활절과 중국의 청명절이 겹친 지난달 초 위안화 청산결제 수요가 급증했을 때도 1만6000여건(약 405억위안)의 청산결제를 문제 없이 처리했다”고 소개했다.

남 대표는 다만 “앞으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더 활성화되려면 위안화로 무역결제를 하는 기업이 늘어나야 한다”며 “원·위안화 직거래 및 청산결제를 할수록 국내 금융산업의 부가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