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SK그룹의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사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성욱 사장의 위기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박상률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D램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입니다.

지난 몇 년 간 D램 시장은 사실상 3개 업체가 과점하며 공급을 조절했고,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호황기를 이어갔습니다. (D램 시장 규모 : 2013년 37조, 2014년 52조, 2015년 60.3조)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이 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20나노 공정비율이, 주력인 23나노 공정비율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나노 앞에 붙는 숫자는 반도체 회로의 굵기를 뜻하는데, 이 숫자가 작을수록 기술이 앞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박재근 한양대학교 교수

"D램을 생산하는 반도체 회사들은 D램의 칩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 칩의 디자인 룰이 23나노에서 20나노로 떨어지게 되면, 웨이퍼(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데 쓰는 주 재료)당 칩수가 20~30개가 더 나오게 되는데, 그건 그만큼 더 많이 그리고 더 낮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1나노 공정의 *수율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아, 연말까지도 주력인 25나노 공정비율을 넘어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급기야 박성욱 사장이 복수의 임원을 대상으로 대거 사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상당수 임원이 이미 1분기에 조건부 사표를 제출했다는 말이 돌았다"며 "올해 안에 20나노 공정을 주력으로 끌어올리는 게 사표 보류의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건부 사표를 낸 임원진이 실제 사퇴할 가능성은 낮지만, 내부 위기 의식은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

여기에 D램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령, 25나노 제품과 이에 비해 속도가 더 빠른 20나노 제품의 가격이 큰 차이가 없을 경우, 25나노 제품이 살아남으려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은 유지할 순 있지만, 이익률이 급감하게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천 신축 공장에 질소 누출 사고가 발생해, 공장 건설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천 신축 공장은 SK하이닉스의 21나노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할 곳이었습니다.

쉽게 좁혀지지 않는 기술력과 계속해서 겹치는 악재로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상률입니다.



* 수율 : 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최대 칩 갯수 대비 정상 칩의 갯수. 수율이 높아야 수익률이 확보돼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박상률기자 sr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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