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개설한 주식 장외시장(K-OTCBB)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27일 개설 당시 75개로 시작한 거래대상 종목 수는 이달 8일 현재 180개로 2.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외주식의 매수 또는 매도를 위해 투자들이 제시한 호가건수도 개설일 당시 91건에서 160건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또 개설 초반 매도자 위주의 시장으로 다소 편향된 양상을 보였지만, 이후 매수주문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점차 시장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건수는 각각 112건과 22건으로 총호가 건수(134건) 대비 매도주문이 84%, 매수주문이 16% 수준이었다.이달 8일 마감 기준으로는 총호가 건수 대비 매도주문이 74%, 매수주문이 26%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주식으로 한정돼 있는 K-OTCBB의 거래대상도 향후 사모투자펀드(PEF)·벤처캐피탈(VC) 유한책임투자자(LP) 지분, 해외주식 예탁증서(DR) 및 비상장 워런트, 크라우드펀딩의 소액출자자 지분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유통 수요가 발생하는 모든 상품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준비해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한편 K-OTCBB를 기반으로 하는 장외주식 거래전문 특화증권사의 탄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장외주식 거래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시장정보의 비대칭성이 꼽혀왔다. 앞으로는 K-OTCBB를 통해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자간 또는 증권사간 정보의 공유 등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장외주식 투자자의 저변확대 및 시장참여 증권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제 장·내외 시장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구조가 완성돼 가는 모습"이라며 "그동안 상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던 장외시장에 K-OTC시장과 K-OTCBB가 개설됨에 따라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균형적인 성장과 발전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