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오래쓰는 갤럭시S6, 스펙 다이어트 덕분이죠"
얇고 오래 쓰는 스마트폰.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과제다. 얇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배터리. 배터리는 크기가 클수록 오래간다. 장세영 삼성전자 무선선행요소기술그룹장(상무·41·사진)은 5년째 미션을 수행 중이다. 매년 더 얇고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 개발에 도전한다.

두 개 키워드엔 스마트폰의 모든 스펙(부품 구성)이 달렸다. 얇게 만들기 위해선 부품 크기를 줄여야 한다. 오래가도록 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야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시리즈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해 거의 모든 스펙을 그가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A부품은 높이를 좀 낮춰주세요’ ‘B부품 두께는 이 정도면 됐어요’ ‘C기능 사용자경험(UX)은 불필요하게 전력을 많이 잡아먹네요’ ‘살(전력 소모량) 좀 빼주세요’…. 이런 잔소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만난 장 상무는 맡은 업무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명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장 상무는 2010년 나온 첫 갤럭시 스마트폰 제품인 갤럭시S부터 ‘얇은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다. 갤럭시S2부터 ‘배터리 수명’ 태스크포스(TF)팀까지 맡게 됐다. 이 팀엔 전력, 디자인을 비롯해 하드웨어, UX,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개발 과정에선 도전 과제가 하나 더 추가됐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무선 충전 기능이다. 그는 “0.3㎜ 이내 두께에 무선 충전 코일, 모바일 페이먼트 코일, 차폐재, 열확산제 등을 모두 넣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장 상무는 KAIST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2002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무선사업부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개발 등을 주도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