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국내 바이오벤처업계의 인재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거나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벤처기업 가운데 유독 LG생명과학 출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에서 나와 창업한 뒤 기업공개까지 한 바이오벤처는 지금까지 총 4개사다.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를 비롯 레코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 알테오젠(대표 박순재), 휴메딕스(대표 정봉열) 등이다. 파멥신과 펩트론은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LG생명과학 출신 바이오기업인들은 ‘OB모임’을 만들어 정기모임을 하고 있다. 회원사는 상장사 4개를 포함해 총 18개사다. 바이오의약품에서부터 진단시약, 필러, 임상시험 연구대행 등 분야도 다양하다.

LG생명과학이 1990년대 중반부터 신약개발에 뛰어들어 우수 개발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게 바이오벤처 창업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은 “2000년 초반까지는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국내외 박사급 인재들이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1980년대 초반부터 16년간 LG생명과학 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1984년에는 연구원 10명이었으나 나중에는 박사급 70명을 포함, 250명으로 급증했다”며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