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이 한관종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제공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이 한관종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제공
물 사마귀의 일종인 한관종.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며 처음에는 본인조차 잘 모를 정도로 눈 밑에 조그맣게 살색 돌기가 생겨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커지고 번진다. 치료해도 재발이 잦은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꼽힌다. 심한 경우 눈꺼풀, 이마, 인중, 심지어 가슴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또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탄산가스 레이저를 활용한 핀홀법으로 한관종을 효과적으로 치료한 사례가 학술지에 발표돼 환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의료진(김영구, 강진문, 이상주, 정원순)은 지난달 미용레이저치료학술지(J Cosmet Laser Ther)에 한관종 환자 29명의 핀홀법 치료 임상결과(Treatment of periorbital syringoma by the pinhole method using a carbon dioxide laser in 29 Asian patient)를 발표했다. 의료진은 10,600-nm의 탄산가스(CO2)레이저를 이용, 한관종이 생긴 부위에 1~3mm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을 촘촘히 내는 핀홀법으로 깊은 피부 밑 까지 열손상을 가해 치료했다. 한관종은 땀이 나오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며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까지 해결해야 재발없이 깔끔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핀홀법을 응용한 이 치료법은 피부를 깎는 대신 구멍을 내 주위의 정상조식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흉터를 줄일 수 있고 회복도 빠르다. 또한 시술 후 탈색, 통증 등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치료방법이라고 의료진은 소개한다. 기존 한관종 치료는 피부를 깎아 내 종양조직을 파괴하는 데 중점을 둬 조직손상, 흉터, 색소침착 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연세스타피부과 의료진은 총 29명의 한관종 환자를 두달 간격으로 두 번 10,600-nm 탄산가스(CO2)레이저를 이용한 핀홀법으로 치료한 후 결과를 평가했다. 2차 치료 2개월 후 29명 중 17명(58.6%)이 50%이상에서 확실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29명 중 10명(34.5%)이 51~75%의 뚜렷한 개선을 보였으며, 7명은 완치 수준(75%이상)이었다. 환자 8명(27.6%)도 26~50%의 의미 있는 증상 개선을 이뤘다. 0~25% 개선을 보인 환자는 4명 뿐 이었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은 “탄산가스 레이저를 이용한 핀홀법은 기존에 흉터가 남을 수 있던 한관종 치료법을 크게 개선해 효과도 좋고, 환자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편"이라며 "한관종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며 크기도 커지고 번지면서 눈 주위의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또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개수가 적은 시기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