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오더라도 한국에선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더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자금 유출입 관련 상황이 예전보다 복잡해졌다”며 “모든 선진국이 긴축을 한다면 신흥국은 엄청난 영향을 받겠지만 현재 미국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유로존과 일본은 양적 완화를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도 중요하지만 속도가 중요하다”며 “다행히 미국 경제 흐름을 보면 금리를 급속하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도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을 반박한 것이다.

이 총재는 “2분기 경기흐름이 앞으로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를 올 상반기까지의 경기 흐름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말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향후 성장률에 대해서는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1.0%, 0.9%, 0.8%의 성장률을 보인다면 경제가 기대한 대로 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에도 수출이 전월 대비 감소하는 등 대외수요가 부진한 점을 우려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