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지원군으로 농협금융을 끌어들였다.

농협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은 박 회장이 각각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인수금융을 주도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을 지배하는 그룹 지주회사다.

농협은행은 지난 29일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 27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 회장 측은 금호고속 지분 100%를 갖고 있는 IBK-케이스톤 PEF(사모펀드) 컨소시엄과 4000억원 수준에서 금호고속을 되사오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이 13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2700억원은 농협은행 주도로 마련해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12년에도 금호고속 인수금융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금호고속 실적이 좋은 만큼 인수금융에 참여하면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주사인 금호산업 인수를 지원하고 있다. 인수 자문사 역할을 맡고 있는 NH투자증권은 “금호아시아나의 요청이 오면 재무적투자자로 나서기보다는 인수금융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인수금융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6007억원을 제시하면서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을 배제해 금호산업 매각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회계법인 실사를 거쳐 금호산업 적정 매각가를 다시 산정하기로 한 만큼 가격과 매각 조건이 정해질 때까지 한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간을 갖고 조건에 따라 인수금융에 참여할 공동 투자자들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