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신의 추모사 쓰며 삶 돌아보는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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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교보문고 선정 대학생 권장도서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
그레고어 아이젠하우어 지음 / 배명자 옮김 / 책세상 / 312쪽 / 1만4000원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
그레고어 아이젠하우어 지음 / 배명자 옮김 / 책세상 / 312쪽 / 1만4000원
![[책마을] 자신의 추모사 쓰며 삶 돌아보는 역발상](https://img.hankyung.com/photo/201504/AA.9899450.1.jpg)
그는 유족과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세상을 떠난 사람을 무조건 미화하지 않았고, 반대로 깊은 슬픔에 동화돼 아픔만 기록하지 않았다.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쓰며 산 사람들을 위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 열 가지를 만들었다. ‘스스로 생각할 것인가, 남에게 시킬 것인가’, ‘왜 사는가’, ‘나는 행복한가’, ‘나는 아름다운가’ 등이다.
살면서 한 번은 생각했을 법한 질문이면서 한 번도 깊게 고민하지 않았을 주제일 수 있다. 저자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물음들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물음들을 당신에게 하나하나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삶이 제시한 중요한 물음에 스스로 답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 죽음”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열 가지 질문을 던진 뒤 ‘나의 죽음’을 다룬 추모 기사를 직접 써볼 것을 제안한다. 죽음이 임박해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 늦다. 언젠가 다가올 내 죽음을 지금 가져와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인생 계획이나, 죽기 전에 꼭 해야 한다는 ‘버킷 리스트’와 다를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저자는 내일 당장 죽을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삶은 우리 스스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열 가지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책 속에 들어 있지 않다. 사람의 삶은 비슷한 듯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도 각자 얻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고민을 통해 사람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가 대학 시절이다. 모든 것이 희망에 부풀어 있는 이때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생뚱맞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죽음을 통해 삶을 생각한다’는 역발상이야말로 삶을 더 진지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다.
김훈기 교보문고 구매팀 차장은 “대학생들이 책에 나온 질문을 생각하며 직접 추모사를 만들다 보면 조금 더 근원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