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승리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재보선 불패 신화는 계속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년2개월간 있었던 4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모두 승리해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의석수로 따져보면 '24전 18승', 75% 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재보선은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부여돼 여권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여당의 무덤'이라고 일컬어졌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런 통설이 번번이 빗나가 이젠 '야당의 무덤'이 돼 버렸다.

'야당 텃밭'이던 서울 관악을을 27년 만에 탈환한 것을 포함해 총 4개 선거구 중 수도권 3석을 싹쓸이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 때 확보했던 의석수 157석(새누리당 152석+나중에 합당한 선진통일당 5석)을 4차례 재보선을 거치며 160석으로 늘렸다. 국회의장에 당선돼 당적을 이탈한 정의화 의장과 탈당한 무소속 유승우 의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162석으로 늘린 셈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유난히 재보선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은 유권자들의 성향이 변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권자들은 야당에서 매번 재보선 때마다 어김없이 꺼내 드는 '정권심판론'에 식상해하면서 민생·경제를 우선시하는 '지역일꾼론'에 더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이같은 표심을 정확히 읽고 '경제를 살리는 새줌마(새누리+아줌마)' 콘셉트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중반 '성완종 파문'이라는 호재를 만났음에도 심장부인 광주 서을까지 4곳 모두를 내어주며 '완패'했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구 15곳에서 선거가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렸던 7·30 재보선에서도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11대 4로 승리했다. 특히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는 '대이변'을 만들어내면서 호남에 교두보를 확보, 선거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후보공천 논란에 휩싸이며 겨우 4석을 건지는데 그쳤고 당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을 안고 지도부에서 물러나는 등 내홍을 겪었다. 2013년 10월 재보선은 여당 우세지역인 경기 화성갑과 포항 남·울릉 2곳에서 치러져 예상대로 새누리당이 2곳 모두 승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졌던 2013년 4·24 재보선에서도 새누리당은 김무성·이완구 의원의 당선으로 2승을 거뒀고 나머지 1곳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안철수 의원이 차지하면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은 완패했다.

박근혜 정부 이전까지만해도 사정은 달랐다. 이명박 정부에서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총 4차례 재보선에서 1번만 겨우 이겼을뿐 야당에 번번히 패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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