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7개국과 6월 중 FTA 협상 개시
정부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에콰도르 등 중미 7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 위한 협상 개시를 6월 중 공식 선언한다. 이들 중 에콰도르를 제외한 6개국은 중미경제통합상설사무국(SIECA) 소속 나라들이다. 이들 7개국과 FTA 협상을 개시하는 건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본지 3월4일자 A10면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 유망국을 상대로 FT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新)FTA 추진전략’을 29일 발표했다. 정부의 신FTA 추진전략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전략적 FTA 추진의 일환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역과 FTA를 맺은 이후 이제 신흥국 중심으로 FTA 대상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는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등 3개국뿐이다. 한국이 협상을 타결한 FTA 상대국의 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73.5%를 차지한다.

정부가 차기 FTA 대상으로 상정한 곳은 중미 6개국 경제공동체인 SIECA 소속 국가들과 에콰도르 멕시코 메르코수르(MERCOSUR·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4개국 경제공동체) 등이다. 이 가운데 SIECA 소속국과 에콰도르는 6월 중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미 협상을 위한 양국의 공동연구가 완료됐고, 통상절차법상 국내 절차를 마친 상태다.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FTA 공식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선 국회 보고가 국내 절차의 마지막인데, 오늘(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보고를 했다”며 “중미 6개국과 에콰도르 등 상대국과 날짜만 잡으면 되는 상황으로 6월 중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협상의 범위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미 6개국과의 협상 방식은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FTA처럼 ‘블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은 6개국이 모두 참여한 테이블에서 한 번에 진행하고, 협정문도 하나만 만든다는 목표다. 상품의 관세율이 담긴 양허안의 경우만 각국의 상황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따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요르단 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6개국 경제안보협의체) 이스라엘 몽골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을 장기적인 FTA 체결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신FTA 추진 전략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로 불리는 다자간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이미 체결됐으나 활용도가 낮은 FTA를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