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8일 오후 3시52분

기관투자가들에 외면받던 ‘BBB’ 신용등급 회사채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변화와 자산배분(포트폴리오) 전략 수정 과정에서 단기 고수익 채권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중단기물 수요 증가”

[마켓인사이트] 'BBB급 회사채' 부활의 봄 오나
신한금융투자는 28일 112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회사채 만기 장기화라는 시장 틀(패러다임)의 변화가 BBB급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갈수록 길어지는 보유자산 만기(듀레이션)를 관리하려면 더 많은 단기 회사채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상승 시 손실 위험이 커진다. 국내 회사채 평균 만기는 2009년 3년에서 올 3월 말 현재 5.1년으로 길어졌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만기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중단기 채권의 투자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이 같은 흐름의 혜택을 받을 주인공은 투기등급 취급을 받고 있는 BBB+, BBB, BBB- 회사채”라고 말했다. BBB급 회사채는 대부분이 3년 이하 중단기물이다.

관심 대상 기업으로 현대로지스틱스, 대성전기공업,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AJ네트웍스, 한화첨단소재, 한솔테크닉스, 폴라리스쉬핑을 꼽았다.

◆고수익 채권 편입 욕구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낮은 신용등급 자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고채금리는 연 1.83%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사상 최저인 연 1.69%로 떨어졌다가 다시 가파르게 반등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신용분석 연구원은 “지금처럼 경기를 예측하기 힘들 때는 경기 악화 시 가격이 더 비싸지는 우량채와 경기회복 시 더 비싸지는 비우량채 비중을 모두 늘리는 ‘신용 바벨’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고금리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A급 중에서도 건설 회사채의 인기가 살아나 BBB급 회사채의 시장 동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3일 SK건설(신용등급 A) 회사채 수요 예측을 성공적으로 주관한 대신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2~3년 정도는 리스크를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1000억원을 모집한 SK건설 수요 예측엔 1850억원이 몰렸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