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신약 수출 성공을 계기로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R&D) 능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국내 제약사 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위 24개 제약사(시가총액 2500억원 이상) 가운데 지난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빅5’ 제약사(거래소 공시 기준)는 한미약품(20.0%), LG생명과학(18.9%), 종근당(13.7%), 대웅제약(12.2%), 동아에스티(10.8%) 순이었다.

최근 신약개발 투자가 가장 왕성한 회사들이다. 금액에서도 한미약품이 153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웅제약(900억원), 녹십자(850억원), LG생명과학(800억원), 종근당(750억원)이 뒤를 이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가 580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연구비 비중은 5.7%로 상위 24개 제약사 중 14위에 머물렀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1%대에 그친 제약사도 적지 않았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투입한 연구개발비가 매출(5223억원)의 1.1%인 60억원에 그쳤다. 상위 제약사 중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낮았다.

삼천당제약(20억원·매출의 1.7%)과 일성신약(10억원·매출의 1.9%)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대에 그쳤다. 경동제약(3.1%)과 제일약품(3.3%)도 연구개발 노력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은 하위 5개사 가운데 광동제약과 제일약품은 매출 규모에선 국내 10위권 제약업체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은 시간이 누적될수록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지금 단계의 연구개발 노력 차이는 해당 업체의 미래 먹거리 마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