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 아시아의 룩셈부르크로 성장하는 데 구심점이 되겠다.’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예탁결제원의 청사진이다. 부산이 금융 중심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예탁결제원이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룩셈부르크는 은행·증권·보험거래의 결제 등 금융 관련 후선 업무의 중심지로 세계적인 예탁결제회사 클리어스트림(Clearstream)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부산 본사 시대…‘부산화 계획’ 추진

유재훈 사장
유재훈 사장
예탁결제원은 국내 자본시장의 후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주업무인 예탁결제뿐 아니라 자산운용, 증권대차, 금융투자지원 등 39개의 종합증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자본시장 관련 기관 350여개와 협력체계도 갖추고 있다. 올해 설립 41주년을 맞는 예탁결제원은 부산 본사 시대에 맞춰 경영 전반을 변화시키는 ‘부산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본사의 성공적인 부산 이전 및 정착 △부산지역과의 상생·협력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 지원 등의 과제를 설정했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가 발전 모델이다. 지리·문화적으로 부산과 비슷할 뿐 아니라 금융 후선 업무를 맡고 있는 예탁결제원의 강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은 피에르 그라메냐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을 만나 부산 지역 금융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룩셈부르크의 사례를 살펴보면 예탁결제원은 펀드와 위안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탁결제원은 아시아 펀드거래 표준화 협의체(AFSF·Asia Fund Standardization Forum)를 통한 역내 펀드거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관련 국제연구와 교류활동을 부산에 유치하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위안화 역외허브 구축을 위한 역할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전자증권 등 자본시장(capital market)과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소위 ‘캡테크(captech)’산업을 적극 추진해 부산이 IT금융 허브로 성장하도록 도울 계획”이라며 “올해 각종 재해·재난에 대비한 데이터 백업시스템을 부산본사 IT센터에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인재 채용 확대

부산 지역과의 상생도 예탁결제원의 주요 과제다. 회사 측은 전체 채용 인력의 10% 안팎을 지역 인재로 뽑을 계획이다. 이어 점진적으로 비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검토 중이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1월 부산 동아대와 산학연계 협약을 체결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