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때 고승덕 美 영주권 의혹 제기, 조희연 1심서 당선 무효형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경쟁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교육감(사진)에게 1심 재판부가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이 재판 직후 즉각 항소할 뜻을 밝힘에 따라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교육감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5월 “고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해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으며 고 후보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해명하라”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심규홍)는 23일 조 교육감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조 교육감이 고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여부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충분히 하지 않았고, 고 후보의 해명이 있었던 뒤에도 이를 수차례 공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250조 2항’은 상대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을 때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당선인이 선거 범죄로 징역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은 무효가 된다.

지난 20일부터 4일간 재판을 지켜본 배심원 7명도 조 교육감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냈다. 5명이 벌금 500만원의 의견을 냈고, 1명이 벌금 300만원의 의견을 냈다.

앞서 검찰은 “조 교육감이 고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여부에 대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하고 이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유권자들을 속인 허위사실 유포”라며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