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벤처캐피털(창업투자사)들의 주가가 ‘정책수혜’와 ‘실적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넉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SBI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 시가총액 상위 3사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으로 올초 대비 70~100%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BI인베스트는 373원에서 736원(97.3%)으로, 대성창투는 1490원에서 2650원(77.9%)으로 각각 뛰었다. 이달 초 100% 상승률을 훌쩍 넘기기도 했던 에이티넘은 지난 14일 단기과열완화장치가 발동되면서 주가가 가격제한폭(242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우리기술투자, 큐캐피탈, 제미니투자 등 소형주들도 뚜렷한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벤처캐피털 주가 상승 원인이 정부의 ‘벤처육성 정책’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대규모 정책자금이 풀리면서 신규로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2조5382억원을 기록했다. 정책자금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고 이를 통해 운용보수를 받는 벤처캐피털들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상위 3개사의 경우 지난해 모두 신규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정책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SBI인베스트는 2053억원(5개), 에이티넘은 2030억원(1개), 대성창투는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각각 결성했다.

영업 실적도 양호했다. 대성창투는 지난해 테고사이언스, 알테오젠, 아스트 등을 상장시키며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이티넘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0% 증가(47억원)했다. SBI인베스트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실탄을 풍부하게 확보한 벤처캐피털들이 향후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실적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주요 회수 창구인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신규 상장 목표로 사상 최대치인 170개사를 내거는 등 ‘IPO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거래소가 상장 시장 문턱을 낮춰주면 벤처캐피털들이 보다 수월하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와 관련해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에서 ‘기업 자금조달 알파와 오메가’를 주제로 ‘IPO EXPO 2015’를 연다. 올해 상장 정책, 성공적인 IPO 전략, 기술 성장기업 상장 특례를 다루는 ‘상장 설명회’와 강소기업 성장 로드맵, 기술창업 지원제도, 기술금융 투자를 안내하는 ‘자금조달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요 증권사, 정책금융기관이 IPO와 자금 조달에 대해 1 대 1로 상담해주는 부대행사도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